스타트업을 하고 있고 내게 서비스를 디자인할 수 있는 책임이 있다고 하자. 1년 뒤면 떨어질 돈을 가지고 있고 (물론 나는 그런 돈이 없다)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완성 시켜서 1-2년동안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야 한다.
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혼자서 모든 책임을 질 수 있을까?
1-2억이 아닌 100억이 있는 회사에서 이커머스 서비스를 설계한다고 해보자.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.
친구인 Limitist가 쓴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다. (매끄러운 UX의 비결은 어쩌면) 매우 재미있는 글이고 나 역시 그런 상황에서 일 했었기 때문에 그가 이야기 하는 핵심인 매끄러운 UX를 위해서 소수의 인원이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.
하지만, 서비스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보니 나 스스로도 소수의 인원으로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생각이 들었다.
문제는 책임이다. 내가 스타트업의 미래와 구성원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참여와 동의, 설득이 필요하다. 경우에 따라서는 작은 디테일은 양보해야할 수도 있다. 컨펌이라는 과정도 중요하다. 큰 회사일 수록 잘못된 변화는 큰 손실을 의미한다. 상사가 컴펌을 해주고 책임을 가져감으로써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. 물론 상사에 따라서 자유가 제한되는 경우가 더 흔하지만.
즉… ‘매끄럽고 군더더기 없는 사용자 경험’은 ‘프로세스’나 ‘방법론’, ‘원칙’, ‘철학’ 뭐 이런데서 나온다기 보다는 서비스에 대한 설계자의 ‘집착 수준의 애착’, ‘적어도 똥같은 의견은 확실히 무시할 수 있는 고집’, ‘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’ (+ 개인의 역량)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.
위의 이야기가 더 원활하게 작동되려면, 위와 같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되어야 할 것 같다.
이를 위해서라면 프로세스라는 형식도 필요하고 협상이라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. 그게 더 자유롭게 한다면.